성명논평
[입장문] 민주주의 수호를 위한 집회참여자를 성적 대상화, 폄훼한 박구용 교수의 발언에 대한 입장문
- 작성자
- 관리자
- 작성일
- 2024-1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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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일, 전남대학교 철학과 박구용 교수는 팟캐스트 <매불쇼>에서 “20~30대 남성들에게 알려주려고 한다. 여자분들이 집회에 많이 나온다.”라며, 윤석열 퇴진 집회에 참여하고 있는 여성들을 도구화하는 발언을 했다.
자신의 발언이 논란이 되자 “2030 남성들이 집회 현장에 보이지 않는 점을 지적하며 깨어있는 여성들을 쫓아서라도 시위 현장에 나타나길 바란다.”라는 취지의 발언이었다며, 자신의 성인지 감수성이 부족했음을 사과했다.
별로 놀랍지 않은 일이다. 광주여성민우회는 지역 페미니즘 운동을 통해 끊임없이 광주의 진보와 민주주의에 질문을 던져왔다. 그 과정에서 단체가 지역사회 내에서 고립되는 경험을 하기도 했고, 시민사회 안에서 젠더의제가 주요하게 다루어지지 않는 경험도 했다.
박구용 교수는 평소 광주지역 진보 인사로 ‘민주주의’에 관한 정치적 발언을 해왔다.
도대체 민주주의란 무엇인가? 성평등이 없는 진보는 존재하지 않는다.
지금 윤석열 정부가 어떻게 탄생했는가? “여성가족부 폐지” 공약과 함께 성평등 추진체계를 무력화시키고 관련 예산을 삭감, 삭제하며 혐오를 기반으로 정권을 유지해온 결과, 헌법 유린과 대혼란을 가져왔다.
여성 시민은 집회 참여를 독려하는 도구가 아닌, 과거에도 지금도 민주주의를 지켜 온 존재이다. 여성 시민은 여성의 참정권, 호주제와 낙태죄 폐지, 그리고 미투 운동과 최근 디지털 성폭력까지 가장 진보적이며 혁명적인 정치적 활동을 하며 언제나 광장에서 투쟁해왔다.
그러나 윤석열 퇴진 집회에 대한민국 국민으로 민주주의 가치를 수호하기 위해 참여한 여성 시민을 성적 대상화 하고 집회에 참여한 남성 시민 또한 폄훼한 박구용 교수의 발언에 깊은 유감을 표한다.
현 시국은 헌법에 반하는 비상계엄 이후 민주주의 회복을 위한 온 국민의 힘을 모아야 하는 엄중한 사안으로 80년 5·18민주화운동의 역사적 배경을 가지고 있는 광주시민은 더욱이 5·18 민주광장에서 민주주의를 소리높여 외치고 있다.
너무나 심각한 문제임에도 단순한 말실수로 물타기 하는듯한 일련의 사과의 과정은 매우 부적절하다.
더는 민주주의를 훼손하는 자에게 발언권을 줄 수 없다. 이에 광주여성민우회는 박구용 교수에게 재발 방지를 위한 구체적 방안이 담긴 사과를 촉구하며, 진정한 시대정신은 무엇인지 철학적 성찰을 요구한다.
2024. 12. 10
광주여성민우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