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문 2026-1호] 신수정 북구청장 후보 인터뷰
광주여성민우회 특별 인터뷰신수정 북구청장 후보 인터뷰
1부. 후보 이야기
Q1. 간단한 자기소개와 함께, 처음 정치에 입문하게 된 계기에 대해 말씀 부탁드립니다.
저의 정치는 사회복지사·자원봉사자로 시작되었습니다. 청년 시절 현장에서 만난 분들의 고단한 삶이 출발점이었습니다. 가난과 차별, 사각지대에 가려진 사람들. 그분들의 일상이 한 뼘이라도 나아지려면 결국 제도가 바뀌어야 했습니다. 봉사로는 메울 수 없는 구멍이 너무 많았습니다.
그래서 정치로 발걸음을 옮겼습니다. ‘세상을 조금이라도 더 따뜻하게 만들고 싶다’는 청년의 마음 하나로 시작한 길이, 어느덧 20년이 되었습니다. 북구의회 의원 3선, 광주광역시의회 의원 재선. 그리고 광주광역시의회 34년 역사상 첫 여성 의장. 광주시 7조 원 규모의 광역 예산을 다루었고, 광주·전남 행정통합 의결의 첫 책임을 완수했습니다.
그 모든 시간, 한 가지만은 변하지 않았습니다. 출발선에서 가졌던 그 마음, 한 사람의 삶을 조금이라도 나아지게 하는 것이 정치의 본령이다라는 믿음입니다. 이번에는 그 믿음을, 42만 북구 주민의 일상으로 직접 옮겨가려 합니다.
Q2. 구의원, 시의원을 거쳐 구청장에 도전하시기까지 긴 시간, 그 과정에서 "정치하길 잘했다"고 느끼셨던 순간과, 반대로 "그만두고 싶다"는 생각이 드셨던 순간이 있으셨다면 솔직한 답변 부탁드립니다.
정치하며 가장 보람 있던 순간은, 한 사람의 일상이 달라지는 걸 두 눈으로 확인했을 때입니다. 북구의회 의원 시절, 세월호 참사 이후 시작한 일이 있습니다. 아이들의 삶을 지키는 정책은 당사자인 청소년과 부모, 마을의 목소리로 만들어야 한다는 믿음으로 추진한 「북구 어린이·청소년 친화도시 조성 조례」인데요. 북구 최초의 주민발의 조례였습니다.
7천 명 이상의 서명이 필요했고, 까다로운 절차 때문에 많은 분이 망설였습니다. 청소년·학부모·활동가들이 함께 마음을 모아 한 사람 한 사람을 만나 조례를 설명했고, 마침내 14,044명의 서명이 모였습니다. 주민의 손으로 만든 첫 조례였습니다. 그날 저는 배웠습니다. 주민은 행정의 대상이 아니라 주인이라는 것을 말입니다. 주민이 직접 참여할 때, 우리가 사는 도시가 더 정확하고, 더 따뜻하고, 더 강해진다는 것을 말입니다.
가장 힘들었던 순간은 제도 밖에 놓인 분들의 절박함을 행정이 너무 늦게 따라갈 때였습니다. 2019년 이후 문을 닫은 광주수어통역센터 정상화를 요구하며 여러 차례 문제를 제기했지만, 청각·언어장애인 당사자들이 겪는 불편에 비해 행정의 움직임은 더뎠습니다. 수어통역은 의사소통권이자 기본권입니다. 그 당연한 권리를 제도 안에서 회복시키는 일이 왜 이렇게 오래 걸려야 하는지 답답했습니다. 정치는 가장 약한 목소리가 제도에 닿게 하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그 과정이 힘들어도, 누군가는 끝까지 붙들어야 한다고 믿습니다.
Q3. 여성으로서 지방 행정에 도전하기까지 어떤 과정이 있으셨는지, 그리고 이번 구청장 출마를 최종적으로 결심하게 된 계기는 무엇이었는지 답변 부탁드립니다.
여성 정치인으로 걸어온 시간은 늘 더 많이 듣고, 더 많이 설득하고, 더 많이 증명해야 하는 과정이었습니다. 하지만 그 시간이 저를 단단하게 만들었습니다. 주민의 생활을 세밀하게 들여다보고, 행정이 놓친 사각지대를 살피는 감각도 그 과정에서 깊어졌습니다.
광주광역시의회 최초 여성 의장이 된 일은 개인의 성취를 넘어 지역 정치가 조금씩 변화하고 있다는 상징이었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상징은 실제 변화로 이어질 때 의미가 있습니다. 저는 더 많은 여성과 시민, 사회적 약자의 목소리가 의사결정 과정에 들어올 수 있도록 길을 넓히고 싶습니다.
이번 북구청장 출마를 결심한 이유는 북구가 중요한 전환점에 서 있기 때문입니다. 행정통합과 AI 대전환, 인구 감소, 원도심 침체, 돌봄 위기, 기후위기까지 도시의 미래를 좌우할 과제가 동시에 놓여 있습니다. 이 변화가 주민의 삶을 더 불안하게 만드는 것이 아니라 더 안전하고 존엄한 일상으로 이어지게 해야 합니다. 저는 북구의 다음 30년을 사람 중심으로 설계하고 싶습니다. 아이 키우기 좋은 도시, 청년이 떠나지 않아도 되는 도시, 어르신이 존엄하게 나이 들 수 있는 도시, 누구도 제도 밖에 남겨지지 않는 북구를 만들겠습니다.
2부. 정책 이야기
Q4. 공개된 정책 내용에는 담기지 않았지만, 현재 기획하고 계신 여성 관련 사업이 있으시다면 소개 부탁드립니다.
※ 참고: 예를 들어 북구여성행복응원센터의 경우, 현재 소관 과의 범위 안에서 기능이 한정되어 있고 의견 수렴과 집행 과정에서 어려움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센터의 기능 강화나 역할 확대 등을 검토하고 계신지도 함께 답변해 주시기 바랍니다.
여성 정책은 특정 부서의 개별 사업에 머물러서는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여성의 삶은 일자리, 돌봄, 안전, 건강, 가족관계, 이동권과 모두 연결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저는 여성 정책을 북구 행정 전반을 더 세밀하고 포용적으로 바꾸는 기준으로 삼겠습니다.
특히 북구여성행복응원센터는 기존 성과를 바탕으로 기능을 재정비하겠습니다. 북구는 그동안 여성친화도시 시민참여단, 여성안심행복마을, 여성친화특화마을, 여성행복응원 네트워크 등을 통해 여성의 참여와 생활안전 기반을 만들어 왔습니다. 여성행복응원센터 역시 여성정책 정보 제공, 여성단체 지원, 경력중단 여성 역량 강화, 가족관계 회복 프로그램 등을 운영해 왔습니다.
앞으로는 이 기능을 단순 프로그램 운영을 넘어 여성의 삶을 정책으로 연결하는 플랫폼으로 발전시키겠습니다.
첫째, 여성 일자리·돌봄·안전·상담·교육 정보를 한곳에서 안내하고 필요한 기관으로 연결하는 생활정책 허브 기능을 강화하겠습니다.
둘째, 경력단절을 넘어 ‘경력 이음’ 관점에서 여성의 재취업, 디지털 역량 강화, 지역 일자리 연계를 지원하겠습니다.
셋째, 여성친화도시 시민참여단과 여성단체가 함께 골목길, 공원, 버스정류장, 원룸 밀집지역 등 생활공간을 점검하고, 그 결과가 실제 안전정책과 예산에 반영되도록 하겠습니다.
새로운 시설을 무리하게 늘리기보다, 기존 센터와 여성단체, 복지관, 도서관, 일자리기관, 경찰 등 지역 자원을 촘촘히 연결하겠습니다. 여성행복응원센터가 행정의 사업 창구를 넘어, 여성의 목소리가 정책이 되고 정책이 다시 삶의 변화로 돌아오는 북구형 성평등 플랫폼이 되도록 하겠습니다.
Q5. 돌봄 부담이 여전히 여성에게 집중되어 있는 현실에서, 북구 차원의 공공돌봄·마을돌봄·가족돌봄 지원을 어떻게 확대해 나가실 계획인지 구체적인 설명 부탁드립니다.
돌봄은 더 이상 가족, 특히 여성의 희생에만 맡겨둘 수 없습니다. 돌봄은 복지정책이면서 동시에 여성정책이고, 지역의 지속가능성을 좌우하는 핵심 인프라입니다.
북구는 대학과 마을공동체, 복지기관, 도서관 등 돌봄과 교육을 연결할 자원이 풍부합니다. 이를 활용해 출산–보육–교육–돌봄이 끊기지 않는 생활권 돌봄 체계를 만들겠습니다. 우선 어린이집, 유치원, 초등돌봄, 방과후, 긴급돌봄 정보를 주민이 쉽게 확인하고 연계할 수 있는 통합 안내체계를 강화하겠습니다. 거창한 시스템보다 주민이 실제로 어디에 연락해야 하는지 알 수 있는 접근성이 중요합니다.
또한 공동육아, 아빠육아교실, 조부모 돌봄교육, 다문화 부모 상담 등 마을 단위 돌봄 프로그램을 확대하겠습니다. 초등 저학년 방과후 돌봄과 긴급돌봄은 학교, 지역아동센터, 작은도서관, 공공시설과 연계해 사각지대를 줄이겠습니다.
여성행복응원센터와 여성커뮤니티 공간도 돌봄 정보를 연결하고, 일하는 양육가정과 가족관계 회복 프로그램을 지원하는 생활 거점으로 활용하겠습니다. 돌봄의 최종 목표는 여성의 부담을 덜고, 가족과 마을과 행정이 함께 책임지는 구조를 만드는 것입니다. 어르신과 장애인, 은둔·고립 청장년까지 포괄하는 통합돌봄도 강화하겠습니다. 스마트 통합 건강·돌봄 방향과 연계해, 기술은 보조수단으로 활용하되 핵심은 사람이 사람을 살피는 지역 돌봄망에 두겠습니다.
Q6. 기후위기 대응은 광역 단위의 과제로만 여겨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기초자치단체인 북구 차원에서 기후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구상하고 계신 것이 있으시다면 설명 부탁드립니다.
기후위기는 거대담론처럼 보이지만, 피해는 주민의 골목과 집 앞에서 발생합니다. 폭우로 인한 침수, 폭염 속 취약계층의 건강 문제, 미세먼지와 악취, 생활폐기물 문제는 모두 기초자치단체가 책임 있게 다뤄야 할 과제입니다.
북구 차원의 기후위기 대응은 우선 생활 안전에서 출발하겠습니다. 상습 침수지역과 서방천 일대의 하천 정비, 빗물저장시설, 하수도 정비사업을 차질 없이 추진해 폭우 피해를 줄이겠습니다.
생활폐기물과 자원순환 문제도 중요합니다. 공동주택과 주거밀집지역을 중심으로 분리배출 편의성을 높이고, 주민 참여형 자원순환 모델을 확대하겠습니다. 기술 도입이 필요한 영역에는 스마트 분리배출 시스템 등을 단계적으로 검토하겠습니다.
기후위기 대응은 환경정책이자 안전정책이고, 다음 세대를 위한 책임입니다. 북구가 할 수 있는 일부터 실질적으로 추진하겠습니다.
Q7. 당선되신다면 광주 최초 여성 구청장이 되십니다. 이 타이틀이 갖는 상징성을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그리고 성평등이 특정 부서의 업무에 머물지 않고 북구 행정 전반에 녹아들 수 있도록 조직 구조나 추진체계 측면에서 구상하고 계신 것이 있다면 함께 답변 부탁드립니다.
광주 최초 여성 구청장이라는 상징은 제 개인의 명예를 넘어 지역 정치와 행정의 가능성이 넓어지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여성이 도시의 예산과 정책, 안전과 미래를 책임지는 최고 의사결정자가 된다는 것은 다음 세대에게도 중요한 메시지가 될 것입니다.
그러나 상징보다 중요한 것은 실제 행정의 변화입니다. 제가 생각하는 여성친화도시는 여성만을 위한 도시가 아니라, 성인지적 관점으로 도시의 의사결정과 자원 배분을 바꾸어 모두가 안전하고 행복한 도시입니다.
이를 위해 성평등을 여성·가족 부서의 개별 업무가 아니라 북구 행정 전반의 기본 원칙으로 세우겠습니다. 일자리 정책에서는 ‘경력단절’을 넘어 ‘경력 이음’의 관점으로 여성의 재취업과 창업, 디지털 역량 강화를 지원하겠습니다. 돌봄 정책에서는 가족, 특히 여성에게 집중된 부담을 마을과 행정이 함께 책임지는 구조로 바꾸겠습니다.
도시 공간도 성인지 관점에서 살피겠습니다. 골목길, 공원, 버스정류장, 공중화장실, 원룸 밀집 지역 등 생활공간의 안전을 점검하고, 범죄예방 설계와 안심 귀가 환경, 불법 촬영 예방 등 체감형 안전정책을 강화하겠습니다.
추진체계도 분명히 하겠습니다. 구청장 또는 부구청장 책임 아래 여성친화도시 추진 TF를 운영해 일자리, 돌봄, 안전, 도시재생, 복지, 교통 부서가 함께 협업하도록 하겠습니다. 또한 여성친화도시 시민참여단과 여성단체가 직접 동네를 모니터링하고 제안하는 현장 중심의 환류 체계를 강화하겠습니다. 광주 최초 여성 구청장이라는 상징을, 북구의 실질적인 성평등 행정으로 증명하겠습니다.
3부. 마무리
Q8. 광주여성민우회는 북구에 자리잡고 활동해온 여성단체입니다. 당선 이후 여성단체와 함께 추진해보고 싶으신 정책 사업이 있으시다면 소개 부탁드립니다.
광주여성민우회는 오랫동안 지역 여성의 삶과 인권, 성평등 의제를 현장에서 만들어온 중요한 시민사회 주체입니다. 행정은 그 경험을 존중하고, 정책의 동반자로 함께해야 합니다.
당선 이후 우선 여성단체와 함께 ‘북구 성평등 생활정책 간담회’를 정례화하고 싶습니다. 청년 여성, 1인 가구, 경력보유 여성, 돌봄 당사자, 이주 여성, 장애 여성 등 다양한 목소리를 듣고 생활정책으로 연결하겠습니다.
또한 여성 안전 생활권 점검을 함께 추진하고 싶습니다. 골목길, 공원, 버스정류장, 공중화장실, 대학가와 원룸 밀집지역 등 여성들이 실제로 불안을 느끼는 공간을 조사하고 개선하겠습니다.
특히 여성행복응원센터와 2개 여성커뮤니티센터의 기능 재정비 과정에 여성단체가 함께 참여하도록 하겠습니다. 행정이 일방적으로 정하는 방식이 아니라, 현장에서 필요한 기능을 함께 정리하고 단계적으로 보완하겠습니다. 여성단체는 행정의 보조자가 아니라 정책의 파트너입니다. 때로는 비판받고, 때로는 함께 해법을 찾는 건강한 협치 관계를 만들겠습니다.
Q9. 마지막으로, 이 지역의 젊은 여성들과 다음 세대에게 전하고 싶은 말씀을 자유롭게 남겨주시기 바랍니다.
여러분의 삶은 누군가의 기준에 맞춰 작아질 필요가 없습니다. 하고 싶은 일을 말해도 됩니다. 부당한 것을 부당하다고 말해도 됩니다. 결혼, 출산, 돌봄, 일, 꿈, 정치 참여의 방식은 하나가 아닙니다. 각자의 삶은 각자의 속도와 모양으로 존중받아야 합니다.
저 역시 정치의 길에서 수많은 벽을 만났습니다. 때로는 “여성이 할 수 있겠느냐”는 질문을 받았고, 때로는 더 많이 증명해야 했습니다. 하지만 그 벽 앞에서 멈추지 않았습니다. 제가 한 걸음 나아간 자리가 다음 사람에게는 조금 더 넓은 길이 되기를 바랐기 때문입니다.
정치는 멀리 있는 일이 아닙니다. 내가 밤길을 안전하게 걸을 수 있는지, 내가 일한 만큼 존중받는지, 아이를 낳고 키우는 일이 두려움이 되지 않는지, 아플 때 돌봄을 받을 수 있는지, 내 목소리가 정책에 반영되는지의 문제입니다. 그러므로 여러분의 삶 자체가 정치의 이유입니다.
저는 북구가 젊은 여성들에게 떠나야만 기회가 생기는 도시가 아니라, 머물러도 꿈꿀 수 있는 도시가 되기를 바랍니다. 첫 경력을 만들고, 첫 집을 꿈꾸고, 안전하게 일하고, 자유롭게 말하고, 서로를 돌보며 성장할 수 있는 도시를 만들고 싶습니다.
다음 세대에게 더 넓은 길을 물려주는 것, 그것이 앞선 세대 정치인의 책임입니다. 저는 그 책임을 피하지 않겠습니다. 북구에서 여성의 삶이 더 당당해지고, 모두의 일상이 더 존엄해지는 변화를 반드시 만들어 가겠습니다.
* 본 인터뷰는 북구 지역 현안과 성평등 정책에 대한 후보의 입장을 듣기 위해 진행되었습니다.
특정 후보에 대한 지지·추천의 의도가 없음을 밝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