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12 광주여성민우회 민우통신문] "어디에나 있고, 어디에도 없는 '우리는 모두 퀴어다' (퀴어문화주간' 활동 후기)
어디에나 있고, 어디에도 없는 ‘우리는 모두 퀴어다’ 광주여성민우회 활동가 포키(이경아) 사회적 합의를 핑계로 차별금지법 제정은 15년 넘게 계속 미뤄지고, 젠더갈등과 혐오는 거세지는 와중에 코로나 19와 여러 이유로 광주에서 퀴어문화축제가 열리지 못한지 3년째. 많은 사람이 한자리에 모이는 축제 형태는 아닐지라도 이대로 올해를 보낼 순 없다! 작게나마, 우리끼리, 소소하게라도, 광주에도 퀴어 인권 증진을 위해 힘쓰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을 알리고, 퀴어 공동체를 가시화하자는 목표를 갖고 여러 단체와 개인이 모여 이번 광주퀴어문화주간을 준비했습니다. 9월부터 11월까지, 광주여성민우회도 2022 광주퀴어문화주간 조직위로 함께했는데요. 2022년 11월 21일 ~2022년 11월 26일 소소하지만 확실한, 짧지만 굵은-일주일간의 광주퀴어문화주간 현장을 여러분께 공유합니다. chapter 1. 광주퀴어문화주간 선포식일시: 11/21(월) 오전 11시장소: 광주광역시청 앞 선포식에는 2022 광주퀴어문화주간 준비위원회를 비롯한 여러 단체의 연대로 50명 이상의 참여자가 함께했습니다. ‘광주에는 성 소수자 시민이 산다’, ‘광주 인권 헌장 실천하라’라는 당부를 담은 메시지와 지금 어딘가에서도 차별받고, 그 차별을 넘어서려는 이들에게 전하는 ‘언젠가 네 이야기를 전부 들려줘’, ‘우린 서로에게 가장 멋진 선물이야.’, ‘우리는 모두 퀴어다.’라는 메시지를 적은 피켓을 들었습니다. -여는 말 : 전 광주퀴어문화축제 조직위원장 프랑-발언 :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 광주전남지부 김승선 변호사, 공익변호사와 함께하는 동행 이소아 변호사, 최지현 광주시의원-선포문 낭독 : 민주노총 광주본부 부본부장 장애란, 광주전남여성단체연합 공동대표 서연우-퍼포먼스 : 광주여성민우회 활동가 도비 (윤하-혜성) 광주퀴어문화주간 선포문 일부를 공유합니다. (전문: https://url.kr/dvkpr4 ) ‘성 소수자 시민 역시 정치·경제·사회·문화·환경 등 폭넓은 영역에서 자유롭고 인간다운 공동체의 주인으로 살아갈 권리가 있다. 그러므로 우리는 삶의 터전인 광주가 성 소수자 시민의 존엄과 자유, 평등, 연대의 원칙을 실현하는 인권 도시가 되어야 한다고 믿는다.’ chapter 2. 토론회 퀴어 친화적인 광주를 상상하다!일시: 11/23(수) 오후 2시장소: 전남대학교 도서관 정보 마루 1층 우미컨퍼런스홀 발표1 “여기 있다: 퀴어들의 비현실 이야기” 경과보고 / 도연(인권지기 활짝 상임활동가)발표2 지역에서 청년퀴어로 살아가기 / 추주희(전남대인문학연구원 HK연구교수)토론회: 김지영(전남대 여성연구소 학술연구 교수), 심기용(다양성을 향한 지속가능한 움직임 다움 운영위원), 정용림(청소년성소수자위기지원센터 띵동 상담지원팀장), 김기곤(광주전남연구원 선임연구위원), 김민아(법률사무소 이채 변호사) “여기 있다! 퀴어들의 비현실 이야기” 3기 광주 인권 도시 기본계획에 성 소수자 관련 정책을 담고자, 현실에서 가려진 광주 성 소수자 인권을 드러내고자 준비한 보고서의 제목입니다. 2012년, 전국 최초로 광주에서 인권헌장이 만들어졌으나 성 소수자 관련 내용은 찾아볼 수 없습니다. 이날, 퀴어X지역X청년 토론회에서는 청년 성소수자 실태조사 결과와 과제, 청소년 성 소수자의 위기지원과 지자체의 역할, 광주 인권 기본계획의 방향과 관점, 성 소수자 인권 보장을 위한 지자체의 법 제도적 개선방안 제언 등 다양한 내용을 나눴습니다. 성 소수자 시민이 지역에서 소속감을 느끼고 안전하게 살기 위해서 같은 시민인 우리는, 광주광역시는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 함께 고민해볼 수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chapter 3. 퀴어 영화 상영회일시: 11/25(금) 오후 7시 10분장소: 광주 동구 충장로 5가 62-2 광주극장영화: 두 사람(LifeUnrehearsed) (GV) 70대 레즈비언 커플의 이야기를 담은 영화 <두 사람>을 보면서 대단하거나 특별하지 않은, 어쩌면 우리의 일상 같기도 한 이야기가 관객들의 마음을 사로잡았습니다.다른 사랑 이야기와 크게 다른 것이라곤 젊은 청년이 아닌 노년, 이성 커플이 아닌 레즈비언 커플의 이야기라는 것입니다. 두 사람의 이야기는 관객들에게 꿈이자 미래이자 희망이자 소망이 되었고, ‘나도 저들처럼 살 수 있을까? 저들처럼 살고 싶다!’라는 마음을 불러일으킨, 소소하지만 사랑스럽고 귀여움에 미소가 절로 나던 시간이었습니다. 영화가 끝난 후 반박지은 감독님과의 대화 시간도 뜻깊었습니다. 그중 서울독립영화제에 쓰인 감독의 의도가 참 와닿아 공유합니다.“젊은 세대들은 자신들의 롤모델이 없고, 나이 든다는 것을 상상하지 못한다. 이 영화로 10대부터 30대에겐 이 이후에도 삶은 계속된다고, 40대부터 80대에겐 지금도 당신 같은 사람이 이렇게 살아가고 있다고, 우리 여기 있다고 말해 주고 싶다. 우리의 인생은 책을 덮듯이 갑자기 뚝 끊어지는 게 아니라, 일기를 쓰고 페이지를 넘기듯이 하루하루 넘기며 그렇게 계속된다고.” chapter 4. 디제잉 파티(DJ-ing party)일시: 11/26(토) 오후 6시장소: 광주 광산구 송도로 164, 3층 대안공간 공공연 2022 광주퀴어문화주간 대망의 마지막 행사 디제잉 파티 ! 로컬 DJing 커뮤니티 그룹 ‘심해’는 퀴어를 비롯한 모든 존재들의 행복을 응원하기 위해 심혈을 기울여 스페셜 게스트와 벌레스크 퍼포먼스를 준비해주셨습니다. 모든 사람이 신나게 즐겼으면 하는 바람으로 휠체어 접근이 가능한 공간을 섭외하고, 청소년도 참여할 수 있도록 광주퀴어문화주간을 위해 특별히 만든 무지개 칵테일을 선보였습니다. 안전하고 자유로운 공간에서 퀴어와 앨라이 모두가 즐거운 시간을 보냈습니다. 변영주 감독님의 광주퀴어문화주간 축하 영상 중 마음속 파도를 일렁이는 문장이 있습니다.바로 ‘세상 모든 사람은 어디에나 존재한다. 언제나 함께하겠다.’라는 말입니다. 수많은 차별과 억압을 받으면서도 나만의 빛을 나의 색을 나를 잃지 않으려 노력하는 존재들.어디에나 있고, 어디에도 없는 존재. 우리는 모두 퀴어입니다. 앞으로 언제, 어디에서든, 우리 만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