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우소식지
[민우통신문 2025-2호] 성평등가족부로의 확대·개편을 기대하며
- 작성자
- 관리자
- 작성일
- 2025-08-21
- 조회 수
- 188 회

성평등가족부로의 확대·개편을 기대하며
김종분
광주여성민우회 운영위원
5·18민주유공자
전) 전라남도 여성가족정책관
국민주권정부는 작년 12월 3일의 비상계엄, 그리고 탄핵과 조기 대선을 거쳐 탄생한 정부다. 무너진 헌정질서를 바로잡고 민주주의를 회복해 국가 시스템을 제자리로 돌려놔야 하는 책임이 국민주권정부에 주어졌다. 이재명 대통령은 대선 기간이었던 5월 28일 여성가족부를 성평등가족부로 확대·개편하겠다고 발표했다. 성평등은 통합과 포용, 지속 가능한 사회를 실현하는 핵심 가치라며 성평등가족부를 통해 불공정을 바로잡고 모두의 동등한 권리와 기회를 진작하는 컨트롤타워가 되겠다고 약속했다. 구조적 성차별은 없다며 여성가족부 폐지를 추진한 윤석열 정부와는 반대 기조라는 데서 일단은 긍정적인 시그널이다.
우리나라의 성평등지수는 2023년 기준 146개국 가운데 105위로 OECD 최하위권이다. 성별 임금 격차는 31%로 OECD 평균의 세 배 이상 높다. 여성의 정치 참여율이 낮고(여성 국회의원 비율 19%) 내각이나 고위공직에서의 여성 비중도 매우 낮다. 출생률은 또 어떤가. 올해를 기점으로 출생아 수가 늘었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1.0을 밑돈다. 국민주권 정부가 여성가족부를 성평등가족부로 확대·개편하겠다고 한 것은 이러한 현실을 인식하고 시대가 부여한 역할을 하겠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진다.
여성들은 국민주권정부에 젠더폭력 대응체계 마련과 여성 노동정책 강화 그리고 성평등한 저출생 대책을 세워달라고 요구했다.
길거리 폭행, 불법 촬영, 교제 폭력과 살인, 디지털 성범죄, 스토킹 범죄, 여성혐오 범죄가 끊임없이 뉴스에 올라오는 현실에서 젠더폭력에 적극 대응하는 조직개편은 필수적이다. 디지털 성폭력 전담 기구 설치와 국가기관이나 사업장의 성차별·성희롱 사건을 조사할 수 있는 조사위원회 설치도 필요하다. 초·중·고교 교육과정에서 민주시민교육을 필수교과로 채택해서 성평등 교육과 디지털·미디어 리터러시 교육을 해주길 기대한다.
우리나라 여성의 높은 학력 수준을 고려할 때 남녀 간 임금 격차는 지나치게 크다. 2024년 기준 여성 근로자의 시간당 임금은 20,363원으로 남성 근로자(28,734원)의 70% 수준이다. 여성 고용률은 OECD 평균에 못 미칠 뿐 아니라 비정규직 비중이 높고 육아 경력 단절로 다시 일터로 돌아가기 어렵다. 노동시장에서의 성평등은 모든 성별이 동등한 기회와 대우를 받으며 일할 수 있도록 보장하는 것이 핵심이다.
다양한 가족에 대한 지원체계도 다시 짜야 한다고 생각한다. 출생률이 1.0도 안 되는 현실에서 고전적인 의미의 가족만 고집하면 그야말로 우리나라는 소멸로 간다. 비혼 동거가족, 비혼 출산 가족, 공동 돌봄 가족, 생활 동거가족에 대한 지원이 마련되어야 한다. 저출생 대책도 삶의 질 향상에 목표를 두고 청년세대의 불안을 해소하면서 사회구조를 개선해 나간다면 느리지만 효과를 볼 수 있다고 본다. 행정이 국민을 따라가는 게 아니라 국민을 끌고 나가길 바란다.
코로나 팬데믹 시기에 여성가족부의 아이 돌봄 정책은 단연 으뜸이었다. 돌봄이 중요한 코로나 상황에서 국가의 보호와 지원을 받고 있다는 효능감이 컸고, 국민의 만족도가 높았다. 아이돌보미 사업의 체계를 안정시키고 지원 제도를 개선하는 것도 성평등가족부의 과제다. 아이 돌봄 신청 가정에 대한 보조금 지원이 단일화되어야 한다. 출생률이 1.0도 안 되는 나라에서 소득 기준 따라 지원금을 다르게 지원하는 게 무슨 의미가 있는가. 행정업무를 단순화시켜 민원을 없애고 효능감을 극대화해야 한다. 여성가족부 산하기관에서 일하는 종사자들의 인건비를 사회복지사 인건비 체계로 맞추는 것도 급선무다. 새일센터의 일자리 상담사, 성폭력상담소와 쉼터의 상담사, 아이돌보미들의 인건비를 현실화하여야 한다. 여성 노동자들에게 더 이상 열정페이를 요구해서는 안 된다.
성평등가족부로의 확대·개편을 위한 정부와 여당의 로드맵이 제시되어야 한다. 지금은 그 어느 때보다 정책 전반에서 성인지적 관점과 성 주류화가 필요한 시점이다. 국회와 행정부, 여성단체가 유연하면서도 견고한 삼각 협력체계를 구축하여 성평등가족부를 성평등 정책의 컨트롤타워로 탄생시키길 기대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