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우소식지
[민우통신문 2025-2] 편집위원 '이월'의 광주적응기
- 작성자
- 관리자
- 작성일
- 2025-08-20
- 조회 수
- 148 회

편집위원 이월의 광주적응기

<오랜만입니다!>
안녕하세요, 회원이자 편집위원 이월입니다.
무더운 8월이네요. 그간 무탈하셨나요? 저는 탈 나는 하루들을 어찌저찌 달래며 가쁘게 지냈습니다만 그런 하루들이 무색하게도, 가쁜 숨은 턱끝인데 결승선은 발끝이 아니더라고요. ‘내 결승선은 뭘까, 그런 게 있긴 한 걸까’하는 고민은, 무용함을 알지만 떨쳐내지 못하는 골칫거리입니다. 그런 골칫거리와 함께였지만 저는 나름 행복한 몇 달을 보냈습니다. 여러분에게 공유할 수 있어서 기쁩니다!

<시작을 시작하기>
6월 3일에는 조기 대선이 있었죠, 저는 지난 총선에 이어 인생 두 번째 선거에 참여했습니다. 이렇게 투표해야 하는 순간이 올 때면 투표가 그저 기표소에 들어가 도장 하나 찍는 행위가 아니라는 것을 실감합니다. 우리의 일상을 온전하게 우리의 것으로 만드는 것, 개인으로서 존중받으며 공동체로서 연대하는 것. 그 첫걸음이 투표입니다.
여전히 우선순위에서 밀려나고 호명받지 못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광장에서 경험한 연대의 감각을 기억합시다. 모두가 2025년을 마침내 시작할 수 있도록…!

<허겁지겁 헐레벌떡>
그사이에 저는 종강을 했습니다! 꾸역꾸역해 낸 한 학기의 학교생활이 끝났다고 생각하니 기분이 묘하더라고요. 학교 밖에서도 여기저기 발 담그며 정신없이 다닌 탓에 소진한 건강과 방문하지 못한 본가는 이제라도 챙겨볼까 합니다.
여러분은 바쁜 일상을 보내다가 예고 없이 찾아오는 공허한 감정을 어떻게 해결하시나요? 무엇 때문에 이렇게 바쁜 건지, 이 바쁨은 나에게 과연 무엇을 가져다주는지 모른 채로 살아가는 건 그저 꿉꿉한 게으름을 외면하려는 회피성 행동일까요? 생각이 많아지는 요즘입니다.

<문학에 노크하기>
제가 참 좋아하는 서점 ‘소년의서’에서 문학 상주 작가 지원 사업을 진행합니다! 그 사업 중 하나인 ‘시 읽기 모임’에 6월에 이어서 7월 또한 참여했는데요, 어떻게 읽어야 할지, 아니 어떤 책을 집어야 할지도 감이 안 오던 문학을 차근차근 들여다보는 시간이었습니다. 저는 특히 시 앞에서 유난히 벽을 느끼는 사람이었지만, 상주 작가이신 정재율 시인님과 시 읽기 모임에 참여하신 모든 분의 감상과 해석을 통해 기존의 벽을 깨뜨리는 경험을 할 수 있었습니다.
문학을 즐기는 멋진 사람이 되고 싶으셨던 분! 함께 다양한 시를 읽고 이야기 나누고 싶으셨던 분! 모두 환영입니다.

여담으로 소년의서에서 ‘길 위의 인문학’이라는 프로그램을 진행한다는 사실도 알려드립니다! 저는 첫 회차로 박이은실 선생님께서 진행하신 <에코 페미니즘을 통해 본 체제 전환적 생산과 소비에 대하여>에 참여했는데요, 현대 사회 자본주의가 어떤 얼굴을 통해 어떤 불합리를 만들어내는지 짚어보는 유익한 시간이었습니다.
기후 위기의 당사자로서 지속 가능한 공부를 해 나가고 싶으신 분! 여깁니다!

<연결의 장으로 오세요>
때는 본격적으로 더워지던 6월 중순, 민우회에서 ‘신입회원 만남의 날’이 열렸습니다! 저도 올해 새로 가입한 신입회원이었기 때문에 원래 일정도 미루고 회원분들을 만나러 갔습니다. 아는 얼굴, 모르는 얼굴을 마주하고 광주여성민우회의 소개부터 회원 개개인의 소개, 재미있는 활동까지 정말 알찬 시간을 보냈습니다.

특히 좋았던 경험은 민우회 회원이라는 공통점이 아니라면 일상에서 뵙고 이야기 나누지 못했을 것 같은 분들과 솔직하고 내밀한 이야기를 주고받을 수 있었다는 점이었는데요, 이 기회를 통해 보다 유연하고 끈끈한 연대를 위해서는 다양한 이야기를 안전하게 나눌 수 있는 장이 더 많이 필요하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그 역할을 앞장서서 해주고 있는 우리 광주여성민우회에 더없이 큰 감사를 보냅니다.

<공부는 끝이 없고>
민우회 프로그램으로 연을 맺게 된 선생님의 권유로 제가 새롭게 참여하는 모임이 생겼는데요, 바로 녹색당 시사상식 모임입니다. 녹색당원이 아니어도 참여가 가능한 모임으로, 한 달에 한 번씩 기사 몇 개를 선정하여 읽고 이야기 나눕니다. 지금까지 국제 정세, 새 정부 정책, 여성 의제 등 현시점에 토의가 필요한 사안을 다룬 기사를 선정하여서 모임을 진행했는데요, 민감하게 다가가서 함께 고민해야 할 주제, 자유로운 비판과 의견 제시를 통해 분석해야 할 주제와 같이, 혼자서 공부하기 힘에 부친다고 생각했던 것들을 다양하게 꺼내놓을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요즘은 스스로의 무식함을 회피하지 않으려고 노력하는 중입니다. 정면 돌파는 고통스럽지만, 영원한 회피가 저를 더욱 고통스럽게 한다는 걸 압니다. 일단은 덜한 고통을 선택해 보겠습니다.

숨을 조이는 날씨에 기후 우울은 어느새 만성입니다. 다만 여름이 가기 전에 아름다움을 발견하시길, 그 아름다움을 지킬 결심을 또 한 번 가져보시길 소망합니다. 저도 여러분과 열심히 지키겠습니다. 건강하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