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우소식지
[민우통신문 2024-3호] 신입회원 인터뷰 : 오후
- 작성자
- 관리자
- 작성일
- 2024-11-24
- 조회 수
- 58 회
회원 인터뷰 : 오후
2024.11.11 월 오후 6:20~
인터뷰 진행 : 무도(김진희),젬마(박재영)
인터뷰 정리 : 무도
“결국 일을 할 때 뭔가 보람이 있어야 하잖아요. 그걸 기획한 사람이 기분이 좋았으면 좋겠다는
이런 마음이 있었어요.”
자기소개
무도 : 안녕하세요. 오후님, 만나 뵙게 되어 반갑습니다. 사실 이번 오후님 인터뷰는 제가 하고 싶다고 해서 진행이 되었고요. 민우회에 남성 회원분들이 있으시긴 하지만 많지는 않잖아요. 민우회원의 밤에서 오후님을 처음 보게 되었는데 경매에 무척 열심히 참여하시는 것을 보고 ‘저분은 대체 무슨 일을 하는 분일까’ 궁금했거든요. 또 재판 방청도 하고 있다고 들어서 오늘 그 이야기도 나눈다면 좋은 정보가 될 것 같습니다. 오후님을 잘 모르는 민우회원님들을 위해 전반적인 소개를 해주시면 좋겠습니다. 민우회 회원이 된 시기, 왜 가입하게 됐는지와 현재 민우회에서 하는 활동은 무엇인지 소개해 주시면 좋을 것 같아요.
오후 : 페독(페미니즘 독서모임) 모임에 제 애인인 ‘나무’님이 참여 중이었고요. 저는 그동안 독서 모임 두 곳에 참여하고 있었는데 하나 더 하고 싶었어요. 이전 독서 모임들에서는 페미니즘 책을 거의 선택하지 않는 경향이 있었고 심지어 『82년생 김지영』을 읽어도 분위기가 불편해지는 그런 상황들이었거든요. 마침 회사를 그만두게 돼서 페독 모임에 잠깐 참여를 하게 됐죠. 그동안은 ‘여성의 전화’에 몇 년 동안 후원을 하고 있었고 그걸로 충분하다고도 생각했던 것 같아요. 그전에는 지역성에 대해서 별로 관심이 없었는데 광주에 계속 살게 될 것 같아져서 지역에 있는 사람들과 지역에 있는 모임에 참여하고 싶은 마음이 생기더라고요.
로컬 그리고 페미니즘에 대해서 관심이 많은데 당장 주변에 사는 페미니스트들 보기가 힘든 거예요. 알 수도 없고 나무도 맨날 얘기하지만 다들 어디에 있는 걸까? 있긴 할 텐데 더 지방에서 지낼 때도 있었는데, 머리 짧은 사람이 편의점에서 아르바이트하는 걸 보면서 ‘저분이 혹시?’ 근데 전혀 알 수는 없고 그래서 나무가 괜찮다고 하는 얘기를 듣고서 바로 이 페독 모임을 하고 있어요.
무도 : 그게 언제쯤인 거예요?
오후 : 4월에서 5월 그때부터, ‘신입회원 만남의 날’에도 갔었고요. 그렇게 처음 시작을 하게 된 것 같아요.
무도 : 그럼 페미니즘에 대한 관심은 언제쯤부터 생겼을까요?
오후 : 꽤 오래된 것 같아요. 10년은 넘었죠. 오랫동안 관련된 책도 많이 읽었었고요. 저도 궁금한 게 대학교 저학년 때는 기독교인 모임 같은데 다녔었거든요. 처음에는 ‘왜 다른 사람들은 어떤 진보적인 선택을 할 때 페미니즘적인 선택은 안 할까’라고 생각했는데 한 4년, 5년 정도 전부터는 ‘왜 나만 이렇게 선택을 하게 됐을까?’ 역으로 질문을 하게 되고 다른 사람들은 그냥 다 선택 안 하는 게 당연한 흐름이고 그러니까 아직도 잘 모르겠어요. 왜 제가 그런 진보적인 부분에 관심이 생겼는지는 모르겠지만 다른 사람보다 훨씬 더 빨리 뭔가 더 빨리 읽어왔었던 것 같아요. 단적으로 생각해 보면 제가 오프라인 세계의 사람보다는 사이버 지박령이라고 온라인 세계가 더 편하고 자연스러워요. 친구들도 온라인 친구들이 훨씬 더 많고요. 엄청 오래된 영화 관련 사이트가 있는데 그 사이트에서 그 사람들과 대화를 하고 글을 쓰고 얘기하다 보니까 그런 지향이 잡히지 않았을까 싶어요. 아, 그리고 일에 대해서도 물어보셨죠?
무도 : 네, 맞아요!
오후 : 원래 국문과를 나왔는데 살아남기 위해서 개발자를 하고 있습니다.
무도 : IT 개발하는 일 하시는구나. 그래서 이쪽에 계셨구나. (인터뷰 장소가 첨단지구 지식센터 빌딩군이었음) 그럼 원래 광주에 안 사셨는데 광주로 이사 오신 건가요?
오후 : 아뇨, 저는 광주에 초등학교 5학년 때까지 계속 살았습니다.
그전에는 여수나 남원, 옥과 고흥 이런 데 살다가 광주로 오게 됐습니다.
무도 : 그럼 광주로 오고 나서 광주에 계속 살 것 같아서 오프라인 모임을 찾은 거네요.
오후 : 네~
무도 : 제가 인터뷰 준비하면서 추가로 알게 된 것 중에 ‘No물욕’이라고 하셨다고 하는데 양말이 가입 계기라고 해서 많이 웃었거든요.
오후 : 제가 질문지 먼저 받고 깜짝 놀란 게 데이터베이스화가 굉장히 잘 되어있구나 싶었어요. 가입할 때 가입 계기랑 회원의 밤에서 얘기한 ‘No물욕’을 동시에 볼 수 있는 데이터베이스가 있나 보다.
무도 : 활동가들이 지켜보고 있어서 그런 것 같아요.
오후 : 양말은 사실 절반은 농담이고요. 제가 귀여운 걸 좋아해서요. 근데 사고 싶은 게 진짜 거의 없어요. 가끔 정말 갖고 싶은 생각이 들었을 때조차 쓸모없다고 생각해서 안 사는 경우가 많거든요. 그런데 요새는 내가 진짜 가지고 싶은 마음이 들었을 때는 정말 그걸 갖고 싶은 거니까 사줘야 한다 이런 식으로 마음을 조금 바꿨어요. 양말은 확실히 실용성이 있고 사면 신더라고요. 약간 반 농담이었기도 했지만, 가입해야 양말을 준다고 하길래……. 또 그런 지점도 있었어요. 뭐냐면 결국 일을 할 때 뭔가 보람이 있어야 하잖아요. 그걸 기획한 사람이 기분이 좋았으면 좋겠다는 이런 마음이 있었어요.
무도 : 경매는 왜 그리 열정적으로 참여하신 건지?
오후 : 어차피 후원이니까 후원의 마음으로 갖고 싶었습니다.
무도 : 맞아요, 후원의 마음을 이렇게나 적극적으로 표현하시다니 너무 놀라웠고 인상적이었죠.
오후 : 재밌죠. 경매에 참여해 볼 일이 없었으니까.
젬마 : 저희도 사실 회원의 밤도 처음이었지만…….
오후 : 회원의 밤이 처음인가요?
젬마 : 네, 이번이 처음이었어요. 경매 같은 기획도 처음이었는데 사실 저희는 오히려 회원님들이 좋은 마음으로 경매해 주시는데 금액이 막 올라가니까 진짜 회원님들 괜찮나 이렇게 저희한테 주셔도 괜찮나 엄청나게 걱정했어요.
오후 : 다들 적정선에서 사신 것 같고요. 근데 이번에 저희 페독 모임에서 많이 샀잖아요.
약간 저희끼리 그런 얘기를 했어요. 역시 독서라는 것은 부르주아들의 취미다. 돈 있는 사람들이 시간 남고 책을 읽을 수 있는 거니까 그런 거다. 다들 힘든데 우리끼리 이렇게 막 다 긁어가도 되는 건가? 하면서.
무도 : 사실은 저도 정규적인 일을 하지 않다 보니까 후원은 하고 싶은데 돈이 없잖아.
그러니까 이렇게 선뜻 할 수가 없는 거예요. 그래서 부럽기도 했어요 사실은. 그래서 어떤 일을 하시는지 너무 궁금했던 거예요.
오후 : 그때 심지어 백수였어요. 백수였는데
젬마 : 회원의 밤 하실 때요? 헉!
오후 : 그러니까 5월부터 지금 11월까지 5개월간 쉬고 있었어요. 그래서 재판 방청도 할 수 있었던 거였고. 그때가 이미 출근이 결정된 날이었어요. 회원의 밤 다음 주 월요일부터 출근해야 했던 거예요. 누구랑 그 얘기를 하면서 후원의 밤이 있어서 샀다 했더니 그분이 출근하기 전에 마음을 다지는 굉장히 좋은 계기가 됐겠네요. 이러는 거야. 맞아 그렇게 돈 벌어서 그렇게 쓰려고 그러는 거지
무도 : 그러네요. 진짜
오후 : 어차피 진짜로 돈을 쓰는 데가 없어서……. 이제 장기적으로는 모아놓긴 해야겠지만 그런 마음으로 후원을 했습니다. 잘 쓰였으면 좋겠어요.
재판 방청
무도 : 그러면 재판 방청 활동도 페독에서 들으신 건가요?
오후 : 아니요, 그건 아니고. 제가 미투사건 이전에도 페미니즘 책을 읽어왔지만, 제가 도서관을 자주 가는데 페미니즘 칸이 원래 한 줄이었어요. 근데 지금은 책장에 반 이상이 됐어요. 거의 대부분의 도서관에서 그렇게 늘어나고 매번 신간 코너에도 페미니즘 책이 적어도 10권에서 15권 정도는 들어와요. 심지어는 페미니즘에 반대하는 책도 한두 권씩 들어와요. 안티페미니즘책들, ‘페미니즘은 정신병이다’ 이런 책이 들어온다니까요. 근데 계속 보는데 뭐랄까 다 이론적인 책인데 실천적인 책을 읽고 싶게 되는 거죠. ‘뭔가 하고 싶다!’라는. 그중에 N번방 사건 이후에 『그래서 우리는 법원으로 갔다: N번방 가해자 재판 방청연대기』라는 책이 있어요. 그 책은 법원에 가야 하는 개인들이 글을 써서 모은 책인데, 그 책에 굉장히 감명을 받았어요. 제가 재판방청에 진짜 가고 싶었지만 직장인이라 못 가다가 회사를 그만두고 나니 평일에도 갈 수 있게 됐어요. 페독과 신입회원 만남의 날에서 그런 활동이 있는지 물어보니까 있다고 하시는 거예요. 기회가 있으면 꼭 저한테 문자를 보내달라고 해서 참여를 하게 된 거에요. 참여는 두 번 밖에 못했는데, 혼자 두 번 정도 더 가서 그냥 앉아만 있었어요. 실제로 법정에 앉아서 어떻게 진행되는지를 알게 되는 것과 모르는 것은 굉장히 차이가 있겠다라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처음에는 그냥 (법원은) 어떤 행정처 같은 곳이라고 생각을 했어요. 그런데 민우회 활동가분들과 같이 갔는데 다들 굉장히 감정적으로 올라와 있는 상태였지만 누르고 있구나를 알았고, 심지어 뭐라고 말씀하셨냐면 계속 재판이 있었는데 (재판 내용에) 너무 실망하실까 봐 결심에 불렀다고 하신 거예요. 전 중간에 불러도, 재판이 짧아도 상관없는데.
다들 결심이니까, 재판의 과정을 모두 함께 겪었기 때문에 재판 결과가 나오는 이 재판정은 굉장히 감정적인 공간이구나 깨달았죠. 제가 생각했던 행정적인 공간이 아니라는 것에 충격이 있었고 들어가서야 알았는데 많은 재판들이 차례대로 진행이 되거든요. 판사들이 말하고 그냥 계속 뭔지도 모르겠는데 옆에서 “이번 거예요.” 그러시는 거예요. 그러면서 앞에 있는 두 분이 손수건을 꺼내시는 거예요. 옆에 분도 눈물을 흘릴까 봐 미리. 무슨 말이 나올지 모르니까, 그게 뭐랄까 거기에 앉아 있지 않으면 전혀 알 수 없고 그런 것 때문에라도 한 번 가보면 그 전과 전혀 다른 것 같아요.
무도 : 그럼 결심만 가신 건가요? 아니면 그 뒤로 몇 번 더 가신 거예요?
오후 : 두 번을 더 갔는데 그 다음 혼자 갔을 때는 써져 있는 걸 보고 대충 적어서 청강하듯이 여기 앉아 있다가 저기 앉아 있다가 했어요. 가해자들이 거기 온다는 것도 굉장히 영향이 크더라고요. 애인 같은 경우에도 같이 한번 가볼까 했더니 너무 무서워서 가기 싫대요. 그것도 굉장히 공감이 되고요. 저는 좀 감정적이지 않은 편이라고 생각해서 아무 생각 없이 앉아 있을 줄 알았는데 굉장히 힘들더라고요.
젬마 : 왜냐하면 판결문에 그 사건에 대한 관점, 어떤 관점으로 판결문을 썼는지에 대한 판사님의 생각 그리고 그게 상황적으로 그려지면서 굉장히 감정 전이가 빨리 오고 실제로 가해자들이 부모님들과 함께 법정에 앉아 있었을 때의 행태를 보면 또 화가 나서 눈물이 나기도 하고
오후 : 그리고 가해자에게 마지막으로 말할 기회를 주는데 그 말하는 걸 듣게 되니까요. 잘못했다고 안 하는 사람도 있어요. 그런 경험들은 전혀 생각하지 못했던 상상 밖의 경험이라서 더 지원을 해야겠다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개인으로서 할 수 있는 게 없다고 생각을 하거든요. 어차피 내가 돈을 엄청 많이 벌어서 재단을 만들 수 있는 것도 아니고요. 근데 거기에 앉아 있음으로 가해자들이 스트레스를 받고 판사나 검사 이런 사람들이 눈치를 봐서 어떻게 하려고 노력을 한다는 지점.
무도 : 그러니까 지켜보는 사람들이 있음으로 인해 누군가 관심을 갖지 않으면 마음대로 지껄일 수도 있는데 그렇지 못하겠네요.
오후 : 연대자D도 매번 말하지만 가해자는 매번 와서 얼굴 보고 라포가 형성되는데 피해자는 있는지 없는지도 모르겠고 그렇게 계속 진행이 된다고 하더라고요. 저도 공감이 되더라고요. 나오는 사람은 계속 그 사람이니까
무도 : 아~ 피해자는 오히려 안 나오고 대리인만 나오니까.
젬마 : 대리인이 국선변호사가 나오든 아니면 어차피 검사랑 공판 싸움을 하는 거라서
오후 : 변호사도 참석을 많이 안 한다고 하더라고요. 왜냐하면 건건이 엄청 많은데 그중에 필요한 뭔가 엄청 중요한 건 몇 개 없어서 그러니까 재판 방청을 더 많이 참여를 해줘야 할 것 같아요.
단순히 제가 직장에서 일을 한다 하더라도 옆에 모르는 사람이 앉아서 보고 있는 거랑 나 혼자만 편안하게 하는 거랑 얼마나 차이가 나겠어요. 누가 보고 있다는 것. 정말 발에 가시 같은 그런 느낌, 판사를 괴롭히는.
젬마 : 지켜보고 있다. 약간 이런 무언의 압박
오후 : 이제 직장에 다녀서 참여하기는 힘들겠지만
무도 : 그러네요. 좀 아쉽네요. 또 새로운 분들이 가시면 좋겠네요.
책읽기
무도 : 국문과를 졸업 하셨다고 했잖아요. 책은 언제부터 많이 읽으신 거예요? 책은 주로 사서 읽으시는건지?
오후 : 초등학교, 중학교 때부터 그랬던 것 같고 근데 이제 낚인 거죠. 책을 많이 읽으면 국문과 가야 된다고 생각했는데 전혀 아니었던 거구요. 저는 사는 걸 별로 안 좋아하기 때문에 대부분 도서관에서 빌려서 읽고요. 백수 시절에는 도서관 4곳에서 책을 읽었어요. 그러면 대략 20권 정도 되거든요. 근데 중요한 건 많이 읽지는 않아요. 저희끼리 책 산책 시켜 준다고 하거든요. 꺼내 갔다가 다시 갖다 주고 꺼냈다가 다시 갖다 주는 건데 중요한 건 그중에 한 권이라도 딱 꽂혀서 읽히는 게 있는 게 중요한 거니까. 정확히 말하면 많이 읽는 게 아니라 많이 빌린다고 생각하시면 될 것 같아요.
무도 : 그럼 여러 번 빌려놓고 못 읽으신 책이 있어요?
오후 : 『초예술 토머슨』이라는 책을 세 번이나 빌렸거든요. 다른 책들도 마찬가지인데 정말 읽고 싶은데 못 읽고 있었어요.
또 가장 최근에 계속 들었다가 못 읽었던 『레이디 크레딧』도 한번 얘기해 보고 싶어요. 이 책도 진짜 한 6개월 정도 빌렸었죠. 『레이디 크레딧』은 성매매에 관련된 자본 경제 논리가 어떤 식으로 성매매 산업을 구성하고 있냐 이런 내용이거든요. 제 안에서 성매매도 굉장히 중요한 의제 중의 하나인데 아직도 어떤 쪽으로 생각해야 될지 방향을 못 정하고 있으니까. 성노동이냐 아니냐 이런 여러 가지가 있잖아요. 안티 페미니스트 측에서 매번 물어보는 ‘너 그거 어느 쪽으로 생각해’ 이렇게 물어보는 그런 지점이라서 계속 읽고 있는데 이 사람이 그래도 제가 봤을 때는 해결책에 가까운 내용을 썼다고 생각돼요.
민우회 활동 계획
무도 : 혹시 민우회가 이랬으면 좋겠다거나 민우회 활동 중에 새로운 게 생겼으면 하는 게 있을까요?
오후 : 저는 회원만남의 날에도 법원 방청에 대해서 얘기를 했었고 이미 있었다고 하더라고요. 저는 어떤 사람을 지지하기 위해서 그 자리에 가는 것도 좋지만 그냥 법원에 가서 성범죄 관련돼서만 쭉 듣고 오거든요. 거기 앉아서 총체적인 걸 듣는 커리큘럼, 체험하는 정도도 좋을 것 같아요. 충분히 시간이 된다면요. 그게 굉장한 충격일 수 있거든요.
젬마 : 이런 커리큘럼을 진행하는 상담소도 있었던 것 같아요. 판결문 같은 걸로 토론하는 모임도 있고 하니까 그런 부분은 저희도 한번 시도해보는 거 괜찮을 것 같네요.
무도 : 내년에 성교육 강사 양성과정 하니까 양성 과정 중 하나로 이런 부분 들어가면.
오후 : 거기 안에 넣으면 진짜 좋긴 하겠네요. 저는 다른 모임들에서도 어떻게 하면 전략적으로 전혀 관심 없는 사람을 관심 갖게 만들 수 있을까 그런 포인트가 뭘까라고 생각했을 때 체험적인 지점이 있으니까. 어려운 지점이긴 하거든요. 이런 내용을 홍보하고 조용히 찾아올 수 있는 그런 루트가 있으면 좋겠는데 어렵네요.
무도 : 주변에 민우회원으로 만들고 싶은 분이 있나요?
오후 : 저는 오프라인 사람과는 거의 교류가 없어서. 떠오르는 분이 있긴 해요. 어떤 독서 모임의 일원 중에 한 명인데 제가 민우회 얘기를 하면서 법원 방청 얘기도 했거든요. 그분이 민우회는 뭐 하는 곳이야 하고 물어보더라고요. 정확하게 뭘 하는 곳이냐 물어봤을 때 소모임들 얘기하면 그걸로는 부족하다고 더 물어봐요. 성폭력 상담소를 운영하고 있고 쉼터가 있어서 거기서 사람들을 지원한다고 하니까 그제서야 아~ 그런 걸 하는 곳이구나. 딱히 어떤 뭘 한다고 생각이 안 드나 봐요. 근데 그분 말이 뭔가 참여하기 시작하면 너무 화가 나서 거의 투신을 해버릴 것 같아서 약간 겁이 난다. 그러니까 좀 모르는 상태로 있고 싶다. 그래서 좀 더 얘기를 해볼까 싶어요.
준비한 질문을 마친 후 책에 대한 이야기를 좀 더 하다가 오후님은 자전거를 타고 집으로 갔고 그렇게 만남이 마무리 됐습니다. 회원의 밤을 한껏 즐겨주시고, 회원 인터뷰에 응해주신 오후님께 다시 한 번 더 고마운 마음을 전합니다.
<오후님이 그린 네컷만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