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우소식지
2022-3월 광주여성민우회 통신문 [회원 칼럼] 다큐 평등길 1110을 보고
- 작성자
- 관리자
- 작성일
- 2022-09-15
- 조회 수
- 351 회
다큐 평등길 1110을 보고
광주여성민우회 회원 만세
30일을 걸어 국회 앞까지...
자신이 당한다면 누구라도 싫어할 차별. 바로 그 차별을 반대하는 법을 만들자는데 십수 년 동안이나 미뤄지고 있다는 것도 이해가 안 갔지만,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원하고 있고 평등한 사회를 위해 꼭 필요한 이 법의 생사도 잘 모르고 있었다니, 나 자신 스스로도 조금 이해가 가지 않았다. 그동안 내가 무관심했다는 생각에 이 영화를 보러 가는 길이 조금 뻘쭘했다.
이야기가 너무나 생생해 인상 깊게 남았다. 또한 그곳에서 가슴 벅찬 희망을 보았다. 그 자리에 내가 없었다는 것이 아쉽고, 진심으로 그 자리에 함께 하고 싶었다. 사명감 같은 것이 아니라 그저 그곳에 있으면 행복할 것 같아서가 그 이유다.
인간으로 태어나 살아가면서 따뜻한 공동체를 그리워하는 마음은 누구나 가슴속에 가지고 있을 텐데, 이곳이 바로 그런 사람들이 있는 곳이다. 나와 다른 이웃들을 보듬고 각기 다른 삶을 존중하는 곳이다. 민우회와 여성회 활동을 하면서 들여다본 그곳은 차별 없고 안전하고 따뜻한 곳이다. 거기에는 사람의 인생을 진지하게 들여다 봐주고 자리를 마련해 주는 사람들이 있다. 그분들과 함께하는 경험들은 나에게 ‘행복하다’는 느낌을 주었다.
다른 사람의 시선으로부터 누구든지 자유롭지 못한 사회다. 무수히 많은 사람들과의 관계 속에서 사람을 만나는 것에 대한 피로감도 크다. 김진숙 님께서 말씀하신 “좀 자유롭게 살자, 이제는 자기한테 열중하고 자기한테 에너지 쏟으면서 그렇게 좀 살았으면 좋겠다”라는 말처럼 그냥 좀 자기 살고 싶은 대로 남의 눈치 안 보고 다양한 방법으로 다양한 행복을 추구하며 살 수 있었으면 좋겠다. 소외받는 많은 사람들이 잘 사는 세상이어야 나도 잘 살 수 있다. 다른 사람의 안녕에 나의 안녕도 있다는 누군가의 말이 생각난다.
“모두가 평등하지 않으면 누구도 평등할 수 없다.” 김우 활동가님의 말도...
다른 사람에게 불행과 고통을 주면서 나는 행복할 수 있을 거라고 절대 생각하지 말자. 이웃들을 벼랑으로 모는 상황에서 사회적 합의라는 것은 대체 무슨 말인지... 인권과 평등이 중요하지 않다면 도대체 뭐가 중요한 건가?
“차별 금지법이 생기면 조금 자신감이 생길 것 같아요.”
아이잔님의 말이 슬펐다. 많이도 아니고 ‘조금’ 자신감이 생길 것 같다는 아이잔님께 이 사회가 크고 많은 자신감을 주었으면 좋겠다. 그 사회를 우리가 만들 수 있기를 소망하며 차별 금지법 제정을 촉구한다.
함께 하고 싶은 사람들이 만드는 사회의 한 모습이 평등길 1110에 있었다. 평등의 길이 온 세계에 퍼져 이분들의 목적이 조기 달성되어 심심해지시기를 빌며 함께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