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우소식지
[민우통신문 2024-1호] 회원모임 : 어반스케치 후기
- 작성자
- 관리자
- 작성일
- 2024-05-11
- 조회 수
- 238 회
어반스케치 후기
작년 풋살 소모임인 FC킥킥킥을 마치고 시원한 음료를 들이켜던 어느 날,
내년에는 민우회에서 어떤 것을 함께하면 좋을지 이야기를 나누다 그림 그리는 소모임에 대한 욕구가 있는 것을 알게 되었어요.
그렇게 기획된 어반스케치 소모임!
4월 한 달, 4회라는 짧은 시간을 약속했지만 이대로는 너무 아쉬워 한 달을 더 해보자했어요. 완성되는 그림 또한 좋지만 오롯이 집중해보는 이 시간이 좋아요~ 5월13일부터 다시 시작되는 어반스케치 모임에 함께해보아요~~~
마리: 내 손으로 조금씩 완성되는 그림은 오묘하다. 만족스럽지만은 않지만 애정이 생기고 이쁘다. 그날따라 안되는 그림도 마지막까지 부러 완성해보기도 한다. 못생겼지만 이때까지 들인 노력이 이쁘다고 여긴다. 그림 그리기는 나에게 그렇다. 민우회에서 소모임으로 시작한다는 말을 듣고 기뻤다. 편안하고 좋은 사람들과 함께할 기회를 마다할 리가. 첫날부터 수다보단 그림에 열중하는 옆 사람들을 보면서 한동안 놓았던 그림 열정이 다시 일으켜졌다. 별 이야기하지 않아도 그 사람의 그림을 보면 대화를 한 것도 같은 친근한 느낌. 응원해주고 싶다. 차분히 완성해가는 그림들을 보면 나도 차분해지고 수다가 막 떨고 싶다. 그들이 궁금하다~~^^
연화성: 하늘을 바라보세요. 지칠 때면 저는 비 온 뒤 맑게 갠 푸른 하늘을 배경 삼아 그려지듯 놓여있는 구름의 형태를 보며 상상하는 것을 좋아합니다. 언제쯤이었을까. 문득 그려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어요. 아무리 좋은 렌즈로 찍어도 담을 수 없는 자연의 오묘한 색감은 감히 흉내 내지 말고 그냥 연필로 데생만 해볼까 하는 막연한 생각이 민우회-어반스케치에 참여하면서 현실이 되었죠. 집에 있는 아무 연필과 지우개를 챙겨 가면서 작은 설렘도 있었어요. 같은 그림을 보면서도 각기 다른 해석과 선으로 도화지를 채우고, 그냥 보이는 대로 그리는 것이 아닌 각도와 시점과 명암과 떨림과 쉼이 모여 하나의 선이 되고 면이 된다는 것이 새로웠어요. 도서관에서 책을 찾아 공부하고 전시회 관람을 하는 열정적인 분들과 함께 배울 수 있어서 저녁 시간의 스케치가 저에겐 많은 힘이 되었답니다.
그림은, 자세히 보게 되고 오래 보게 될수록 더 사랑스럽게 그려지는 것 같아요. 우리도 그렇지 않을까요. 대충 슥슥 그려지는 것도, 알고 보면 요리조리 깊은 숙려를 거친 손짓일 테니…. 다음 시간이 기다려집니다.
챈챈: 살면서 그림을 잘 그린다고 생각해본 적이 한 번도 없다. 욕심은 있어서 이모티콘 만들기 수업도 들어보고 했는데 그림이란 뭐랄까 내가 다가갈수록 멀어지는 느낌? 그래도 또 다른 기회가 왔길래 망설이지 않고 도전했다. 나는 성격이 급해서 선 그리기도 샥샥 빠르게 긋고, 천천히 그리는 게 답답한 느낌이었는데 오히려 마음이 차분해진다는 수강생들의 말을 들으며 물음표를 띄웠다가 이제는 그 말이 무엇인지 조금 알 것 같기도 하고, 무엇보다 정석으로 그리지 않아도 손을 떨어도 색을 잘 못 칠해도 결국 무언가 완성이 된다는 것에서 기쁨을 느낄 수 있어 좋다. 똑같은 것을 보고 그려도 같은 듯 다른 그림들을 그리는 수강생들의 그림을 구경하는 것도 재미있다. 여전히 나는 내가 그림을 잘 그리지 못한다고 생각하고 나 빼고는 다들 멋진 그림솜씨를 가졌다고 생각하지만 선을 긋는 게 좋고 색을 칠하는 게 좋으니 앞으로도 열심히 참여해보려고 한다. 이런 기회를 만들어 준 마리에게 무한한 사랑을~~
예쓰: 내 평생 우리 엄마에게 가진 유일한 원망이 있다면 ‘왜 어릴 적 나에게 미술학원을 안 보내주고 주산학원만 다니게 했는가.’이다.
그림 그리기는 아주 오래전부터 나의 갈망과 아쉬움의 대상이었다.
광주여성민우회 회원이 되고 풋살에 이어 그림까지 그리게 되다니. 나의 버킷리스트를 하나둘 실현해주는 민우회는 꿈의 집합체인 건가.
어쨌든 하고 싶은 일을 함께 할 수 있어 너무 좋고, 그림을 그리면서 만나게 되는 자잘한 성취와 희열이 잊고 있던 열정을 소환하는 것 같아 마음이 점점 뜨거워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