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우소식지
[민우통신문 2023-4호] 항심책방
- 작성자
- 관리자
- 작성일
- 2023-12-15
- 조회 수
- 294 회
항심책방
김항심
난 내가 쓴 책이 가장 재밌다. 몇 년 전 쓴 책을 다시 읽어도 창피하지 않다. 읽을수록 좋다는 생각은 단단해진다. 그러면 안될까? 겸손해야 할까?
다른 작가의 좋은 책은 드러내고 칭찬해도 되는데 내가 쓴 책에 대해서는 왜 인색해야겠나? 가뜩이나 무명 작가로, 지역 작가로, 아무도 주목해주지 않아 속상해 죽겠는데 말이다.
[이토록 다정한 공부]는 한 줄의 문장에서 용기를 얻어 썼다.
“읽고 싶은 문장이 있다면 네가 써라.”
맞다. 내가 읽고 싶은 문장이 빼곡하게 담긴 책은 나만이 쓸 수 있기 때문에, 내가 쓴 책은 언제 읽어도 좋은 것이다. 누가 뭐라도, 내 삶과 내 몸을 통과해 나온 문장이므로.
자신 있게 읽어보기를 권한다. [이토록 다정한 공부]를 지팡이 삼아 자기 존재의 확장으로, 곁에 있는 사람과 깊은 사랑으로, 더 나은 사회로의 힘찬 걸음으로, 나아가기를 간곡하게 전하고 싶다.
[나는 그렇게 태어났대요]는 성교육 강사로서 오래도록 꿈꿔온 이야기를 담은 책이다. 어린이들이 자기 삶의 주체로 단단하게 걸어나가기를, 자기 존재에 대한 호기심을 놓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을 담았다. 성장하는 주체로서 날마다 새로움으로 거듭나는 존재의 아름다움을 꼭 전하고 싶었다.
[이토록 다정한 공부]를 읽고 깊은 사랑을 배워서 다정함을 실천하는 어른들이 읽어주는 사랑과 탄생과 성장의 서사를 듬뿍 듣고 자란 어린이들은 어떤 어른이 될까?를 상상하면 몸이 벅차오른다. 혐오와 폭력이 만연한 사회에서 무엇을 할 수 있을까 한숨이 새어 나올 때, 사랑을 놓치지 않고 잡고 있는 것만으로 대단한 저항이 된다는 걸 알면 좋겠다.
우리가 그저 할 수 있는 [사랑하는 일] [사랑을 이야기하는 일]이 엄청나게 힘차고 아름다운 실천이자 운동이라는 걸 말하고 싶다.
1. 이토록 다정한 공부 (김항심 / 어떤 책)
2. 나는 그렇게 태어났대요(김항심 글/원은희 그림/ 책구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