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우소식지
[민우통신문 2023-3호] 8기 성교육 전문강사 양성과정을 마치고
- 작성자
- 관리자
- 작성일
- 2023-10-13
- 조회 수
- 393 회
“저희랑 함께해요!”
귀에 꽂히는 소리였어요. 타기관에서 성교육 전문강사 양성과정을 마치고 부족한 공부를 하면서 성교육 강사로서 길을 찾아 헤매고 있던 때였지요. 실은 이렇게 유혹적인 소리를 듣고도 고민에 고민을 더했어요. 목포에서 광주까지 매주 화, 목을 6개월이 걸리는 과정을 잘 완료할 수 있을까? 과정을 반복하는 것은 아닐까? 머릿속이 뒤죽박죽이었지요. 며칠을 고민하다 ‘고민이 될 때는 역시 끌림을 선택하는 것이 옳다’라는 신조에 따라 광주여성민우회와 함께하기로 했어요.
운명이었을까요? 얼마 후 ‘모두를 위한 성교육 센터’에 이매진 워크샵 과정에 참여하게 되었어요. 자기 소개를 하면서 길을 찾고 있다는 말에 그럼 광주여성민우회랑 함께하는 것이 어떻겠냐고 말씀하시는 것이 아니겠어요? 순간, ‘아! 이거 운명이었네!’하고 깨달은 것이죠. 주변의 존재들이 연결되는 순간이었습니다.
광주여성민우회에서 과정은 또 다른 의미로 새로웠어요.
첫 시간, ‘우리는 왜 성교육을 해야 할까?’라는 질문 후에 결국은 ‘성관계를 잘하기 위해서’라는 답은 정말이지 얼음 샤워를 한 듯 짜릿했어요. 관계 안에서 우리가 느껴야 하는 감정과 감각과 생각을 알게 해주고 깨워주는 강사가 되어야 한다는 것을, 이토록 다정한 목소리로 강렬하게 전해 줄 수 있다니 정신이 번쩍 드는 첫 수업이었어요.
여성주의에 기초해 성을 새롭게 해부하고 탐구하는 것은 납작했던 관점을 다각도에서 입체적으로 쌓아 올리는 일이었어요. ‘배우는 것은 언제나 옳다’는 마리아 레사의 말처럼 더 제대로 배우기를 선택한 것은, 역시 옳은 일이었어요. 배울수록 내 안에 있던 덩어리가 깎이고 조각되어가는 순간들을 느낄 수 있었거든요.
모든 시간이 좋았지만, ‘젠더와 사회’, ‘두 번째 섹슈얼리티’ 두 권의 책을 함께 탐구하고 나누는 발제, 토론 시간이 좋았어요. 이야기를 나누며 다양한 삶의 소리를 듣는 것은 내가 경험한 삶뿐만 아니라 세상에 다양한 삶과 생각과 현실이 존재한다는 것을 감각하게 해주는 시간이라 아주 귀한 순간들로 남았어요.
‘내가 성교육 강사라는 이 일을 할 수 있을까’ 고민하고 두려웠던 시간의 터널을 벗어나 이제는 ‘해 봐야겠다. 역시 내가 해야 할 일이지!’라는 의지가 피어나게 해주는 6개월이었습니다. 이제는 우리가 해야만 하는 일이니까요. ‘성강모’가 기대되는 이유는 배움을 통해 내가 얼마나 성장할 수 있는지 아는 시간을 거쳐온 덕분인 것 같아요. 배울수록 더 배워야 하는 것들이 늘어 나는 신기하고 재미있는 이 세계에서 함께 과정을 수료한 동기들과 먼저 길을 걷고 있는 분들과 함께 걷게될 길이 기대됩니다.
“우리, 함께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