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우소식지
[민우통신문 2023-2호] 호남지역 성소수자부모모임을 소개합니다
- 작성자
- 관리자
- 작성일
- 2023-06-30
- 조회 수
- 628 회
호남지역 성소수자부모모임을 소개합니다.
국화향기
커밍아웃이란 자신의 성적지향이나 성정체성을 다른 사람이나 사회에 공개하는 행위, 원래 ‘벽장 속에서 나오다(coming out of the closet)’에서 유래된 말이다. 그렇다. 나의 아이는 사 년이 넘는 시간 동안 홀로 자신의 성적지향을 자각한 이후에 놀람과 자기부정, 혼란, 두려움 그리고 외로움의 벽장 속에서 뛰쳐나와 열아홉 살이 되던 해에 엄마인 나에게 자신을 드러냈다.
이번엔 내 차례였다. 내 몸을 통해서 세상에 나온 아이, 한때는 분신 같이 여겼던 생명체의 존재를 온전히 받아들여야 하는 몸부림이 시작된 것이다. 내가 속한 공동체 안에서 소외감을 느끼며 속앓이를 하고 북받치는 감정을 움켜쥐며 국내외자료를 찾아서 공부해야만 했다. 짧지 않은 시간이 지나고 성소수자부모모임에 참석하여 당사자들을 대면하고 나서야 드디어 타자화한 집단이 아닌 개별화를 통한 한 인간으로 아이의 존재를 받아들이게 되었다. 생각해보면 내가 그토록 힘들었던 이유는 바로 내 아이가 사회에서 차별과 혐오의 대상이 될 것이라는 두려움이었다. 결국, 성소수자에 대한 무관심과 무지로 인해서 젠더교육이 전무한 한국교육의 현실을 깨닫게 되었고 앞으로 내가 활동해야 할 방향을 설정할 수 있게 되었다.
그런 면에서 부모와 이성애자 앨라이(ally)가 성소수자에 대한 지지의사를 밝히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학교와 직장, 사회에서 듣는 혐오 발언에 맞서서 다수이면서 기득권을 가진 우리가, 내가 행복할 권리가 있는 것처럼 이들 역시 차별받지 않고 행복할 권리가 있음을 주변에 드러냄으로써 사회인식 변화와 제도개선을 앞당길 수 있다.
성소수자부모모임 홈페이지엔 현재 활동 소식에 대한 공지뿐만 아니라 인권단체로서 역할인 성명·논평·발언 내용과 언론에 보도된 기사와 부모가이드북 PDF 자료가 있다. 물론 상담신청도 받고 있으며 2014년부터 매달 열리는 정기모임은 부모와 성소수자 당사자가 안전하게 만날 수 있는 공간이다.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고 있으며, 각종 sns에 실시간 소식을 올리고 있다. 2021년에는 4년에 걸쳐 제작한 다큐멘터리영화 <너에게 가는 길>이 개봉했고 현재 넷플릭스, 디즈니+, 유튜브에서 유료로 시청할 수 있다. 정보가 없어서 방황하는 부모와 당사자를 지원하고자 서적도 준비했다. 부모와 당사자 26명의 진솔한 커밍아웃 이야기를 담은 <커밍아웃스토리>, <트랜스젠더 성확정수술을 위한 의료정보 가이드북>, 성소수자의 가족, 친구를 위한 무지개 세계 가이드북 <웰컴 투 레인보우>를 출판했다.
작년 1월 부산에서 영남지역모임을 시작한 것에 이어 올해 3월부터 광주에서 호남지역 정기모임을 시작하게 되었다. 부모와 성소수자 당사자, 이들을 지지하는 앨라이(ally)라면 신청을 통해 참여할 수 있는 열린 모임이다. 오래전부터 공부하던 분이 아늑한 공간을 사용하도록 먼저 제안해 주셔서 얼마나 감사한지 모른다. 매달 셋째 주 토요일 3시, 궁동 예술의 거리 인근(성소수자부모모임 페이스북 정기모임 안내 하단 구글폼을 통해 신청접수)에서 모인다. 멋진 광주시민들을 기다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