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우소식지
<2022-07 광주여성민우회 통신문> "FC 킥킥킥 소모임 참여후기"
- 작성자
- 관리자
- 작성일
- 2022-09-16
- 조회 수
- 645 회
광주여성민우회 회원 마리
토요일 오전 9시 30분에 차에 시동을 켜고 풋살장으로 출발한다. 토요일 풋살장은 서구에 위치에 있어서 가는 자동차 걸음도 가볍다. 스트레칭으로 시작해서 공연습을 하는 동안 내 체력은 바닥으로 기어가지만, 도대체 멈출 수 없이 재미있다. 첫날 엉망이었던 공스킬도 많이 늘었다. 개근으로 다져진 공스킬은 내가 봐도 신기할 정도다. 왜 이게 되는거지? 코치님의 지도와 매력에 푹빠져서 이 사람에게 아주 잘 보이고 싶다.
같이 운동하는 사람들은 가지각색이다. 연령에서도 그렇고 모습도 다양하다. 20대의 비혼주의자 여성모임에서 온 사람들은 특히 나랑 잘 맞는다. 그들에게도 잘난 나의 모습을 보이고 싶다. 바닥난 상태에서 경기를 뛰다보면 더 이상 없는 체력을 쮜어짜서 해야 할 때가 태반이다. 몸 부딪히면서 공을 서로 빼앗겠다며 악착같이 쫒아가 기어코 뺏어야 재미있다. 정강이에 시퍼런 멍이 늘어도 왠지 뿌듯하다. 한 번은 너무 세게 맞아 '억' 소리나게 아팠는데 밉기보단 나도 언젠가 찰 수 있으니 용서가 된다.
새로 온 주지는 처음 풋살을 한다는데 몸놀림이 예사롭지 않았다. 공을 좋아한다던 그 사람은 몸도 얍실해서 잘 뛰게 생겼다. 상대팀이었는데 처음으로 벅찬 느낌이 들었다. 지길. 악착같이 쫓아가서 공을 뺐다가 성질이 팍 났다. 와 ~~ 승부욕 발동... 오랜만에 느껴본다. 저 사람을 이기려면 내가 달리기 운동을 해야할 것 같은데, 운동은 싫고 이기고는 싶다.
11월 초에 전국 민우회 지부들이 풋살 대회를 연다. 그때가 되면 모두 같은 팀이 돼서 뛸 것이지만, 주지와 상대팀이면 이겨야지. 아~ 이기고 싶다. 닭가슴살을 먹어야 하나보다. 이제 더워서 밖에 나가기도 싫은 나날이 늘어간다. 다행히 격주로 하는 목요일 풋살은 저녁이라 선선하게 할 수 있다. 하지만 가는 길이 멀어서 귀찮은 것도 있다. 코치님 없이 저녁에 풋살을 하다보면 재미 위주로 하게 된다. 저녁바람 맞으면서 공을 쫒아 이러저리 움직이다보면 너무 못해서 웃기고 남들 못한 거 보면 더 웃기다. 한바탕 웃고 나면 내가 살아 있다고 느낀다. 끝나고 나서 간단한 뒤풀이도 빼놓지 않고 참석한다.
여자 웃음소리가 가게 담장 밖을 넘는다. 낄낄 깔깔 하하핫. 운동 후에 나는 단순하달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