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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명논평

[입장문] ‘광주 여고생 살해사건’ 에 부쳐
작성자
관리자
작성일
2026-05-08
조회 수
4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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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여성민우회 입장문>

 

광주 여고생 살해사건에 부쳐

 

광주에서 발생한 여고생 살해사건에 깊은 충격과 분노를 표하며, 피해자와 유가족께 깊은 애도를 전한다.

 

일부 언론은 이번 사건을 이른바 묻지마 범죄로 표현하고 있다. 그러나 현재까지 드러난 정황은 이를 단순한 우발적 범행으로 축소할 수 없음을 보여준다. 가해자는 범행 이전 다른 여성에 대한 스토킹 혐의로 신고된 이력이 있었으며, 피해자의 동선을 추적한 정황도 확인되고 있다.

 

우리는 여성 대상 폭력이 발생할 때마다 사건이 개인의 일탈’, ‘충동적 범행’, ‘묻지마 범죄라는 이름 아래 구조적 맥락이 지워지는 현실을 반복해서 목격해왔다. 그러나 여성 대상 폭력은 결코 우연히 발생하지 않는다. 여성에 대한 통제와 대상화, 무시와 멸시가 용인되는 사회문화적 환경, 그리고 구조적 성차별과 젠더폭력이 그 배경에 놓여 있다.

 

특히 이번 사건은 사회적 약자를 대상으로 한 표적 범죄 가능성을 엄중히 살펴봐야 한다는 점에서 매우 심각하다. 무엇보다 스토킹 신고 이력이 있었음에도 위험 신호에 대한 적절한 대응이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사실은 큰 문제다. 피해자가 느끼는 공포와 위협은 오랫동안 과소평가되어 왔으며, 이를 대수롭지 않게 여긴 대응은 수많은 여성폭력 사건에서 비극적 결과로 이어져 왔다.

 

올해는 강남역 여성 살해사건 10주기이기도 하다. 당시 가해자는 남성들은 그대로 둔 채 여성을 기다려 살해했고, 많은 여성들은 나는 우연히 살아남았다고 말하며 여성 대상 폭력의 현실을 드러냈다. 이후 여성단체와 시민사회는 여성 대상 강력범죄와 젠더폭력을 구조적으로 바라보고 대응할 것을 요구해왔지만, 여전히 많은 사건들이 묻지마 범죄나 개인의 문제로 축소되고 있. 사건이 발생한 이후에야 뒤늦게 개인의 비극으로 소비하는 방식으로는 누구의 안전도 지킬 수 없다.

 

이번 사건을 계기로 여성과 사회적 약자를 대상으로 한 폭력에 대한 예방·보호 체계를 전면적으로 점검해야 한다. 스토킹 피해에 대한 위험성 판단과 긴급 보호조치가 형식적으로 이루어지지 않도록 하고, 초기 신고 단계부터 실질적인 개입과 대응이 가능하도록 제도와 시스템을 강화해야 한다.

 

광주여성민우회는 이번 사건에 대한 철저한 수사와 가해자에 대한 엄중한 처벌을 촉구한다. 또한 반복되는 여성 대상 폭력 사건을 단순한 개인의 일탈로 축소하지 말고, 여성과 사회적 약자가 안전하게 살아갈 수 있도록 국가와 수사기관, 사회 전반의 책임 있는 대응이 이루어져야 함을 강력히 요구한다.

여성이 두려움 없이 살아갈 수 있는 사회는 저절로 만들어지지 않는다. 광주여성민우회는 여성 대상 폭력을 방관하거나 축소해온 사회의 책임을 끝까지 묻고, 모두가 안전하게 살아갈 권리를 위해 함께 행동할 것이다.

 

2026.05.08.

광주여성민우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