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우액션
[회원확대캠페인] 회원에게 보내는 활동가 희동의 편지
- 작성자
- 관리자
- 작성일
- 2025-09-22
- 조회 수
- 115 회

안녕하세요, 광주여성민우회 4년차 활동가 희동입니다.
종종 제 직장과 직업에 대해 설명하며 민우회에 대해 한 문장, 한 단어로 소개하기 참 어렵다는 생각을 하곤 합니다. 젠더 폭력의 피해자 분들을 만나 회복을 돕고, 어떤 의제에 대해 이야기하는 글을 쓰기도 하고, 사람들 앞에서 큰 목소리로 발언을 하는 일도 하죠.
여성 문제 뿐만 아니라 환경, 노동, 장애인, 가족구성권, 성소수자, 그 외에도 연대를 필요로 하는 어떤 곳이든 민우회는 함께하고 있습니다. 그러니 어떻게든 한 문장으로 이 일을 줄이자면, '세상을 바꾸는 일을 하고 있다'고 말할 수 있지 않을까요?
사실, 민우회가 하는 일의 대부분은 당장 눈에 띄는 변화를 만들어내는 일은 아닙니다. 비유하자면 마른 대지에 씨앗을 뿌리는 마음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언제 어떻게 싹을 틔울지 모르지만 한 알이라도 그럴 수 있다면 의미가 있다는 희망과 함께요. 물론 쉬운 일은 아닙니다. 변화하지 않는 세상을 보며 냉소에 빠지지 않기 정말 힘들다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처음 페미니즘을 접한 뒤, 그리고 세상에 호명되지 못하는 사회적 약자들에 대해 생각할 때마다 현실의 부조리함에 분노하고 무력감을 느꼈던 순간들을 기억합니다. 민우회의 활동가가 되지 못했다면 페미니즘은 저에게 그런 감정들로만 이루어진 단어로 남았을지도 모릅니다.
황무지에 솟은 푸른 새싹 하나가 울창한 숲을 이룰 미래를 꿈꾸는 것을 희망이라고 한다면, 저는 희망을 갖는 법을 민우회의 활동가 선배들로부터 배웠습니다. 여기서 일으키는 작은 변화를 긍정하고, 이것이 시작인 동시에 숲을 향해 가는 과정이라는 희망을요. 그리고 희망을 품을 용기는 언제나 회원분들이 주셨습니다. 그래서 저는 이 희망을 다시 회원분들과, 혹은 더 많은 분들과 나누고 싶습니다. 거대한 구조 앞에서 무력하고 우울한 누군가가 있다면 거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가 다른 사람들과 같이 그 구조를 바꿔보자고 이야기하고 싶습니다.
부디 함께 해주세요. 지칠 때 서로의 팔을 끌어주고 등을 밀어주며, 누군가 지치면 앞장서서 걸어가 길을 내고, 우리가 함께 이뤄낸 변화를 축하하는 모든 여정을 같이 하고싶습니다.
